한달여 포근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산행하기 걱정스런 날씨지만
겨울산행이 추운날이 제맛이라 생각하며 덕유산종주를 위해 잠실벌에 모였다.
가는길은 시원스레 뚫렸고...
3시간만에 도착한 육십령휴게소의 문은 굳게 닫혀 있어 추운날씨에 황량감만이 맴돌았다.
도착직후 한구간에서 우루루 등산객들의 한무리가 쏟아져 내렸다.
11시...아직은 이른시간이건만 꽤 많은사람이 하산중이었다.
겨울산행의 기본 준비를 마치고 좀전에 내려온 산꾼들의 발자욱을 짚으며 산행시작...
늘그렇듯 한고개 오르면 다시 오르막...평탄한 길이려니 생각하며 오르면 또 오르막...
꽤 긴 오르막을 오르는 도중 약수터가 보인다
열지않은 휴게소에서 물보충을 못한터라 반가웠다.
엎어진김에 제사지낸다고 조금 이른 점심을 먹는다.
오르면서 흘린 땀이 이내 고드름으로 맺혀 머리카락이 엉킨다.
조금 있던 물도 얼어있다.
부지런히 점심먹고 물보충한후 다시 오름짓...
1시간이상 오른후 전망대가 있는 봉우리 도착...
표지는 깃대봉...
사진으로 보는 전망대는 11시방향에 할미봉을...멀리 10시방향에 서봉...1시방향에 남덕유봉을 나타낸다.
사진찍으며 천천히 오른 진화왈...할미봉이란다.
아닌데!! 여긴 워디여!!
지도보며 맞춰보니...이런 뒌장!!! 반대편이라네... 에고...
우리가 올라온코스는 백두대간하는 코스라네...ㅎㅎ
내려오는 도중 잘못되었다고 가리키는 화살표를 우리가는 방향으로 돌려 놓은것을 제대로 해놓고
우리는 서로 어이없음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6K를 보너스로 산행하고
다시 육십령휴게소에서 반대편으로 산행시작!!
할미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카파르게 오르고 빗대봉을 오르던 곳과 반대로 돌이 많았다.
암릉코스라 하더니 할미봉을 지나 내려가는 곳은 바위에 눈이 쌓여 밧줄이 매달려 있지만
매우 위험했고 아이젠도 바위에 별 효과가 없었다.
깃대봉을 급히 오르내린 탓에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하고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덕유교육관 삼거리를 지나고
앞으로 멀리 커다랗게 보이는 두 봉...
왼쪽은 서봉...오른쪽은 남덕유봉...을 바라보며
이미 지나온 할미봉과 얄미운 깃대봉을 뒤로 보내면서 덕유의 품으로 서서히 들어간다.
선두선 원희는 황새다리로 땡기고 진화는 들이밀어대고..
가뜩이나 힘이 드는데 더 기운을 빼는것 같다.
진화를 앞세우고 천천히 올랐다.
보다못한 두명 베낭의 무거운것을 조금씩 빼서 나누어 담는다(진작 그럴것이지..^^*)
미안은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서봉을 오르기 직전 덕유에서의 상고대를 처음 보았다.
햇살을 받고 있는 맑은 상고대는 크리스마스트리용 전구빛을 발하고 있었다.
서봉(1492m)에서부턴 바람도 무지 불기 시작했고
남덕유산(1507m)에 이르러서는 노을빛이 보이기 시작이다
5시정도 도착예정이었는데 40분정도가 지체되었고 휘몰아치는 바람에...노을에....
잠깐의 머물음도 허락하질 않았다.
뛰다시피 내려와 삿갓재대피소를 향했지만
마음만큼 몸은 따라가질 못했다.
가쁘게 내뿜는 숨으로 가슴의 뻐근함도 느끼고 발은 안떨어지지만
뒤에서 비치는 붉은 노을빛은 아름답다기 보단 내 두발을 움직이게 하는 채찍이었다
어두워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거세어지는 바람에 얼굴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고 손도 시렵고...
2K로 남았다는 말에 더욱 힘이 들었다.
날은 어두워졌고 랜턴불을 밝히면서 눈길을 앞서가던 2명의 일행과 같이 한무리가 되었다.
그들이 앞에서 속도조절을 하는 바람에 나에겐 도움이 되었고
삿갓봉을 지나면서 다~왔다는 안도감에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0.4K정도를 앞에두고 깊숙히 위치한 삿갓재대피소의 불빛이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게 하고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부름 소리가 들리고 답하고
늦어지는 도착에 많은 걱정을 했나보다.
저녁상을 차려놓고 마중까지 나와 있었고 깊은산에서의 해후는 더욱 반가웠다.^^*.
차려진 저녁을 시끌벅적한 상황에서 정신없이 먹고....
많이 먹었지만 안먹은것(?) 같은 상태로 무궁화 6개라는 룸(?)에서 한잔하고
나리와 함께 머릿수에 밀려 일반룸(합숙소)에서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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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어느 경상도 아저씨의 일행후배한테 치는 고함소리에 잠이깼다.
먼저 떠나는 사람의 말소리...바시럭거리는 소리... 침챙기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지만
다시 잠들어 깨보니 나만 자고 있었다.
잠자리를 챙기려하니 침낭과 매트리스 쌕이 없다
나를 치우면 끝인 상황이라 더이상 찾아볼 곳이 없는데....
이그 이번 산행에선 이런것도 잃어버리는구나.
내물건은 내가 챙겨야 하지만... 잠자는데 가져가 버리는건...나참~~~
취사실에 갔더니 이번엔 코펠 하나가 없어졌다.
중봉(1594m)에 올라 덕주(산길과 지명을 무지 잘 알드만...)의 가리킴으로 멀리 지리산 반야봉을 바라보고
주목과 고사목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향적봉대피소에 이르니
점심식사시간인지라 산위에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향적봉(1614m)에는 정상인지라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관광객과 등산객들로 더욱 많이 붐볐다.
곤도라 타는 휴게소로 내려와 점심식사 후 스키와 보드타는 사람들의 유연한 몸놀림을 감상하며
곤도라로 하산...오후 1시 40분...
즐거운 덕유산 종주를 마쳤다.
이틀동안 바람과 추위에 맞붙어 산행 같이한 친구들 즑거웠고 ...
특히 시작날 힘들어 하는데 독려해 잘 데리고 간 진화 원희 고마웠다.
다음 산행부턴 더욱 베낭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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