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철원 DMZ 국제마라톤대회

김순영 2007. 9. 16. 09:51

작년에 이어 두번째 참석.

맑은 날씨에 깨끗한 주로가 인상적이었던 작년의 기억으로 참여했지만

올해는 재서가 철원에서 군생활을 하므로 혹시 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도....

 

전날 전화로 부대에서 응원 나간다는 소식에 설레는 맘으로 출발.

하프를 신청했지만 응원 나오는 곳은 풀코스 구간이다.

과감히(?) 풀코스를 달린다.

군인들이 많이 달려서 물어보니 완주하면 포상휴가로 4박5일이 주어진다네.

재서도 일찌기 알았으면 도전해 볼텐데...

 

꼭 완주하길 바라는 맘으로 군인들과 얘기하다가 출발 3키로 지점에서 인라인 패트롤 발에 넘어져

무릎도 까졌지만 무엇보다 아스팔트에 직접 부딪혀 버린 가슴팍이 너무 아프다.

구급차를 탈까도 생각했지만 응원 대열에 기다릴지도 모르는 아들녀석 생각에 그냥 달린다.

 

생각보다 빠른 11키로 지점에서 응원하는 군인들을 만나지만 안보인다.

좀 더 가면서 찾아 보지만 여전히 없고 16키로 지점까지 달려 나간다.

 

달림을 멈추고 군인에게 물어보니 한참 지나 왔다하네...

다시 오던 길로 달려나간다

이젠 다 철수하고 들어갔을텐데~~~어찌하나 궁리마면서.

 

급한 맘에 오토바이 뒤에 타고 부대 앞까지 되돌아 간다.

조그마한 부대였다.

 

입구 초소에서 경위 설명을 하고 얼굴한번 보기를 요청하여

몇몇 절차로 아들녀석 달려 내려온다.

멀리 보기에도 살이 제법 쪄 보였고 달리는 모습도 묵직하다^^*

지난 입대후 처음 보는 녀석의 모습이 어릴때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단지 말투만 바뀌어 있었다.

축구하다 다쳤다는 코잔등의 상처자국과 거칠어졌다는 피부도 만져보고~

입구에 서서 하는 대화가 서로 애처롭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훈련 준비하다가 나왔다고 옷에 흙이 묻어있고

그 와중에 정복 차림에 모자까지 쓰고 있어서 좀 어색했다.

 

마라톤 도우미 들이 가지고 있던 음료수 병하나 얻어 들여 보내면서

2주후에 면회 와서 만날 날 기약하며 아쉽게 짧은 만남의 작별을 하고

오던 길로 터벅거리며 걷는다.

 

고개를 점점 떨구는 벼이삭들...

유난히 커다랗게 꽃송이를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개량종인지.... 샛노란 꽃잎이 소복히 뭉쳐서 새롭게 보이는 해바라기

높고 푸른 하늘에 가볍게 펼쳐있는 새털같은 구름들...

깨끗하고 듬직하게 서있는 금학산줄기와 고대산...

끔찍하게도 철책을 마주하고 있는 곳이라고는 감히 생각도 못할 만큼의 평화로운 풍경들이다.

더우기 이젠 아들이 그 하늘아래 근무하고 있기에 더욱 정감이 가는 곳이다.

이곳이 항상 이렇게 평화롭기만을 얕은 엄마의 희망사항임을 말해본다.

 

주위의 모든것이 친구가 되어 오늘의 나의 행사를 멋지게 해준 것에 또한 감사하며

즐거운 마라톤행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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