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금강산을 다녀와서

김순영 2007. 12. 24. 16:03

금강산 출발에 마음은 들떠 있었지만 몸은 피곤한가보다.

차안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데 남한측 관계자가 핸드폰을 회수한다 하면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있으라 한다.

순서가 되어 핸드폰은 전원을 끈 후 맡기고 카메라를 자신있게 내미니

몇가지 조작을 해 보더니 이 카메라는 반입이 안되니 맡겨 놓으란다.

쬐그만 사진기에 무슨 기능이 있길래~

그 기능이 뭔지는 몰라도 다룰 줄도 모르는데~~ ㅠ.ㅠ

앗 소리도 못하는 사이에 수화물표만 던져놓고 가져가 버린다.

잠이 확 깨버린다. 사진 많이 찍어서 여기저기 돌리기로(?ㅎㅎ) 약속도 해 놓고 가져온건데

카메라는 물론 핸폰 마저도 없으니 뭘로 기록을 남기라는 말인가...ㅠ.ㅠ.ㅠ.ㅠ

 

남측출입국 관리소에서 버스를 갈아타니 조장이라 불러 달라는 가이드가 타서 이런저런 주의사항을 열거하고

적당히 우스개 소리도 하면서 본인은 남한 사람이니 맘놓고 말해도 된다는 조크 같은 소리도 한다.

 

가이드의 협박성 단도리에 조금은 주눅도 들고

남방한계선을 지나고 군사분계선마저 넘어 북방한계선에 이르니

생긴 모양은 비슷하건만 군복도 달라 썰렁해 보이고

날씨마저 더 추운 것 같고

산과 들에는 나무도 없어 황량하기까지 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으려나 싶었다

 

절대 사진 찍지 말라는 북측 출입국 관리소에 이르러

어린아이에게나 할 법만 주의사항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일러둔다.

너무나 마음이 안 놓인다는 듯이....

 

무표정한 북측 출입국 안내 담당에게 얼굴대조 검사를 간단하게 받아 도장하나 여권이라는 것에 찍고

x-ray검색대 통과하니 드디어 북한이다.

추운 날씨에 더욱 을씨년스럽게 쳐다보는 것 같은 북쪽 군인을 똑바로도 못보고

눈이라도 마주칠라 옆눈질로 흘깃 쳐다보고 꼼짝없이 앉아서 가이드의 안내방향에 맞추어 들으며

여기저기를 바라보며 도착한 27키로 지점의 금강산 온정리...

금강산 특구라 24시간 움직인다 한다.

 

산행 갔다와서 잠잘 방을 배정받아 옷가방을 들여 놓고 바로 나와 세존봉 등반을 위해 버스에 승차하고..

금강산 호텔이며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다.

숨을 쉬고 있어도 제대로 쉬는 것이 아닌 듯하다.^^

 

주차장에 하차후 산에서의 생리현상은 여자 $2, 남자$1라는 말에 긴장해서 볼 일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무슨 말에 꼬투리가 될 지 몰라 말도 우리 얘기만 하고 있다.

정말 남한 사람같은데 말하는 억양이 북한 사람이고 날카롭게 생겨야 할 북한사람인데

가슴에 김일성 뺏지를 달고 있어 점점 눈이 커지며 가슴이 조라든다.ㅎㅎㅎ

 

관폭정까지는 남한에서 온 관광객이 많지만

세존봉 코스는 50명 정도로 움직인다. 어느정도 산행 실력이 있어야지만 갈 수 있고

참여했다면 악으로 깡으로 완주해야만 하는 코스다.

북측 여자 안내원이 3명 따라왔다.

꽤 상냥하고 외모도 준수해서 여자인 나도 역시 남남북녀란 말을 실감하는데

아마 남자들은 더욱 뼈가 저렸으리라 생각된다.^^

 

산행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도 스스럼없이 답해주고

우리 일행들도 재미있게 오고갔다. 역시 벽도 자연스럽게 많이 허물어지고....

 

하산길에는 아주머니 한분이 급하게 볼 일을 청했고

여자 안내원이 한가한 곳에서 해소하게 해주었지만

남자 산행객에게 남자 안내원은 허락하질 않았지만

우리는 적당히 해결할 것을 부추겼다.

 

적당히 지난 시각에 해결 여부를 물으니

해결은 했는데 난데없이 나타난 북한의 감시원이 "나가라우"하길래 겁먹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일시에 모두 폭소는 있었지만 불쑥불쑥 나타나는 북한 안내원들인지 감시자인지 때문에 우리는 더욱 행동이나 말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산에서 절대 금연이라는 말에 누구하나 흡연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어서 적당한 제재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기회도 되었다.

 

같이 하루를 산행하고 나니 많이 친해졌다는 느낌도 있고 서로의 산행 느낌 등을 얘기하는 것이 자유로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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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녘에 들리는 일어나 언제까지 준비하라는 안내방송에 획일적으로 움직여 아침식사하고

7시 40분까지 광장에 모이라는 말에 다들 말도 잘 듣는다.

 

너무 큰 버스는 만물상의 109구비를 통과할 수 없다고 조금은 작은 버스(35인승?)를 타고 15대가 구비구비를 돌아 만물상 오르는 주차장에 일률적으로 내려놓아 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모든 움직임이 일사불란이다.

가이드끼리 무전에 의해 문열림까지 통제가 되고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화장실도 이용하고 산행도 한다.

우리 모두가 마스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는 듯 지시에 의해 제한된 곳과 행동만 하고 있다^^

 

산에 오르라면 오르고 언제까지 내려오라면 내려와야하고 제한 행동도 많고 절대로 지키고 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오는 금강산은 정말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침도 밷으면 벌금 코도 풀면 안되고 쓰레기는 더더욱 꼭 가지고 내려 와야겠지...

아마 남한에서 규약을 잘 안지키는 사람은 금강산을 보내 적당한 훈련을 시키는 것도 괜찮으리라 싶다.

 

금강산의 5대 전망대라는 천선대에도 북한 안내원이 바람을 맞으며 추위에서 지키고 있었고

망양대에도 눈위에서 안내를 하고 있었고 옆의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는 여지없이 여자안내원이

한 길로만 갈 것을 안내하고 있었다.

 

어느 관광객의 매실주로 북한 안내원(구조대)과 즐겁게 마치 우리나라 사람인양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백두산이 개방되면 그 쪽도 오라고...

비로봉 및 내금강도 관광하고 6월 정도에 꽃이 피어 가장 멋진 금강산이라고....

후에 남한 와서 술 마시러 가겠다고....등등

 

한참을 서서 얘기하다 보니 추워져서 옷을 한겹 더 입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 구조대는 의연하게 지키고 있었다.

 

하산하여 북한 특산물을 좌판으로 파는 사람들과 언어에서의 적용과 쓰임새의 차이를 실감했고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으로 떠 맡기는 듯한 인상을 많이 받았다.

 

점심식사를 해결한 옥류관은 깨끗한 음식점이고 내부벽에는 인민배우라 칭하는 유명한 화가 20명이 2개월에 걸쳐 그렸다는 벽화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화려한 색감으로 금강산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싼 냉면을 먹으면서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감미료로 만들어낸 육수의 맑고 담백한 맛은 과연 전통적인 손맛을 느끼게도 했다.

냉면의 고명 가장 윗단에 놓여진 지단은 아주 얇게 부쳐 다시 가늘게 채썰듯 썰어 놓아

마치 꽃봉우리를 보는 듯하게 예쁘게 장식하여 다시 한번 손재주에 놀라웠다.

옥수수차를 우려낸 듯한 맑은 색깔의 육수가 특히나 신기했다.

국수 삶은 물을 내놓으며 메밀차라 말하는데 다소 웃음이 나오기도 하였다.

 

넓지 않은 면세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일정에 맞춰 북적대고 있었고

저렴한 가격으로 조금이라도 더 사고픈 마음이었을텐데 내가 보기에는 그리 저렴하지도 않은 가격이었다.

북한의 경제에 금강산관광구역이란 곳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것이 전 세계 사람을 상대로한 관광수입이 아니라 남북 이산 가족과 고향의 향수를 빌미로 벌어들이는 거라 너무 일방적으로 빼앗기는 듯한 느낌 또한 유쾌하지 않았다.

 

모든 일정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져 정확히 4시에 남쪽으로 버스의 앞머리를 돌린다.

내내 가이드는 다시 올때의 설명을 되풀이 하니 새삼스레 바라보았지만 이미 그 사람들의 생활모습엔 익숙해 질 수 밖에 없었고 무덤덤하다.

 

허술하게 지어진 북측출입국 관리소에서 여권에 도장 받아 넘기고(?) 나오니 휴~ 한숨이 나온다.

어제 오늘 관광 들어갔던 사람들이 오늘 모두 나오는 터라 거의 30분 정도에 한꺼번에 형식적인 출국검사가 이루어진다.

차를 타고 있어도 출발은 안되고....

머무는 동안 걸린 사람들의 벌금 등이 징구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다.기가 막히기도 하다.

그리고 5시가 통과시간으로 보고되어 있어 시간도 맞추어져야 한다고 한다.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고 이윽고 그리운 우리나라의 군인의 손 흔들어 주는 모습은 왜그리도 정겨웠던지~~ㅎㅎ

남측출입국사무소를 통과하니 드디어 살아 돌아온 느낌에 안도의 한숨마저 쉬어지고...

1박2일의 억압된 생활에서 풀려난 기분이었다.^^

왜인지 또 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남측출입사무소에서는 아무 절차없이 안내되는 버스로 이동한다


온정리 주차장에서 바라보이는 금강산의 멋진 모습


둥근 돔형태의 건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예단의 공연장소이다



구룡연을 향하는 길에 금강산의 비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세존봉에서 바라본 비로봉의 모습.아주 맑은 날씨에 구름 한 가닥이 지나며 운치를 더한다


옥녀봉인 듯하다


고목과 어우러진 비로봉



옥류관에서 가을 금강산의 단풍그림앞에서...오른쪽의 바위가 귀면암이다


만물상 입구에서 바라보이는 계곡과 만물상의 모습들


아주 멋진 바위들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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